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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딩크부부

퇴사 인사말 잘하고 나오기

by 파이어족 딩크부부 2021.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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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는 현재 퇴사 후 생활을 즐기고 있는데요.

저는 이제 6개월 넘었고 와이프는 1달 정도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퇴사 인사말 준비가 전혀 안 돼있는 상태에서 이틀 정도 오가며 만난 직원들과 인사하고 마지막 날은 찾아뵙고 인사했는데 딱히 뭐라고 해야할지 생각 없이 그냥 만나서 얘기하고 왔네요. 그래서 어떻게 했는지 한번 되짚어 보게 되었습니다. 잘 하고 나왔는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직장을 힘들어서 그만두거나 평소에 때려치운다는 얘기를 많이 하거나 그런 느낌을 풍기면서 다닌 게 아니었던 상황이다 보니 조금 여유 있게 얘기 좀 하고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가 귀찮은지 숙제처럼 하고 나왔습니다. 다른건 아쉬움이 없는데 긴시간 알던 분들과 너무 쉽게 헤어진 것이 마음에 조금 걸리네요.


이젠 다 지난 과거 예기지만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에 퇴사 인사말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대략 이렇게 나옵니다. 회사를 퇴직 하고자 하는 근로자가 함께 근무한 이들에게 전하는 인사말을 말하며, 정해진 형식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작성일자, 제목, 내용 등으로 구분하여 각 항목에 정확한 내용을 작성하도록 합니다. 또한 퇴임식에서 당사자가 낭독 하거나 게시하기도 하며 회사내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도 합니다. 저는 낭독하거나 게시할 일은 없었네요 ㅗㅎ

​문구들도 찾아보니 좋은 말들이 참 많네요.

거의 말로 못 할 경우 글로써 대신하는 경우네요. 어떤 내용이면 좋을까 하고 머릿속으로 어렵지 않게 생각해보면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는 내용으로 이곳에 와서 어떤 부분이 감사했는지 또한 좋은 점에 대한 기억을 적는 게 좋습니다. 막판에 굳이 불편한 얘기를 꺼낼 필요는 없으니까요. 나중에 다시 만나서 일 할 수도 있으니... 세상 어찌 될지 모르니까.. 이렇듯 도입 부분은 일했던 부서이름과 퇴직일, 그다음 왜 그만 두는지에 대한 간단한 사유, 그리고 그만두는 부분에 대한 아쉽다는 내용을 좀 첨가하고 마지막은 감사한 마음을 적고 회사의 발전을 기원하는 내용을 적는 것이죠.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편지지에 일일이 누구누구 전달하기 위해 손 편지 쓸 것까진 없고 문자메시지를 개개인 보내거나, 아님 이메일로 보내거나 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퇴사 인사말 예를 한 가지만 들어보겠습니다. 

​"ㅇㅇㅇ팀에 누구입니다. 저는 이번 달 15일 자로 퇴사 예정입니다. 저희 부부의 인생 2 막을 위해 남들보다 조금 일찍 나와서 다른 일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먼저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글로 인사 올립니다. 16년 동안 어렵고 힘든 시기들도 많았지만 함께 하였기에 헤쳐나갈 수 있었고 ...이 정도로? 그리고 마지막은 정말 감사했으며 회사의 큰 발전을 기원합니다. ㅇㅇㅇ님 건강하세요!'

​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 싶네요. 너무 구구 절절한 내용을 적을 필요까지는 없어 보이고 누가 언제 퇴직하는데 뭣 때문에 하는지 그리고 감사하다는 내용 정도면 충분할 듯합니다.


저도 차라리 일일히 만나지 말고 한사람 한 사람에 대해 몇 마디라도 적고 문자나 카톡이라도 보낼걸 하는 아쉬움도 있어요. 그래야 그동안 같이 일했던 분들 얼굴들이 하나씩 떠오르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더욱 감사한 마음이 더 컷을텐데 말이죠. 저는 마지막 3일 전부터 일하면서 왔다 갔다 할 때 만나는 직원들에게 저 목요일까지예요. 잘 지내시고요. 2/3 이상은 전부 이렇게 인사하며 악수 정도로 마무리했습니다.

 

퇴사 인사말 생각해놨던 게 전혀 없었거든요.

이 얘기 들은 상대방은 전부 황당해 했죠. 갑자기 뭔 얘기지? 누가 관둔다고? 이런 분위기 였습니다. 제가 그만둔다는 얘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분들이 많거든요. 저도 구구절절히 얘기하는 스타일도 아니다보니 딱히 할 말도 없었어요. 그리고 조금 친분 있던 분들은 직접 찾아가서 차 한 잔 마시면서 몇 마디 나누고 왔죠. 그럼 대부분이 물어보시는 말이 "이제 뭐 할 건데?" 이 질문이 90% 이상이었답니다. 그럼 전 이렇게 대답했죠 '그냥 놀 건데요' ... 제가 돈을 더 벌려고 직장 그만둔 게 아니라서 딱히 할 말이 없더라고요;; 돈 벌려고 했으면 그냥 다녔겠죠.


그리고 몇몇 분들은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이런 얘기 해주시는 분들고 있었고, 오늘 점심먹자, 저녁에 뭐하냐..이렇게 물어봐주시는 분들고 계셨고.  그리고 이건 흔히 얘기하지만 조만간 소주 한잔하자 아님 밥 한 끼 먹자 이 얘기도 많았었고요. 마음은 너무 감사하지만 사실 지나가는 인사 정도라 생각합니다. 만나서 술, 밥 어디 먹게 되나요. 거의 안먹게 되더라고요 경험상. 

​그리고 나온 지 며칠 지나니 먹자고 해도 이젠 나가기도 귀찮고 사실 만나도 공통적인 내용이 없어서 불편할 듯하고 그렇네요. 뭐 그중에는 정말 보고 살아야 할 사람도 있긴 하죠. 그리고 죽기 전에 한두 번 다 보고 살겠죠. 어쩌다 마주칠 기회도 많고. 충주가 워낙 좁다 보니...


저는 퇴사 인사말 준비 없이 이렇게 나왔지만 이 포스팅 보신 분들은 직접 만나거나 글이나 이메일, 톡으로 하게 될 경우 어느 정도 생각해놓고 마무리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좋지 않은 기억도 많겠지만 한편으로 여태껏 월급 받으면서 이렇게 그만두기 까지 가능하게 해준 직장이 너무 감사한거 아닌가요.  또한 저는 마지막을 나쁘게 장식하지 않아서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마지막은 아름답게 마무리했다고 생각됩니다. 안 좋게 나왔으면 본인도, 회사도 다 기분이 좋지 않고 나중에 다시 만나는 일 생기면 엄청 민망해질 겁니다. 어쨌든 좋게좋게 나오는게 1등이겠죠.

​여기까지 퇴사 인사말 준비 없이 마무리하고 나온 한 직딩의 이야기였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조직에의 생활을 마무리할 때는 기쁜 마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며 회사가 더 번창하길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나오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퇴사 방법이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절대로 안 좋게 나오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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